팔란티어 팝업스토어 방문기: B2B기업에 소비자가 열광하다

요즘 팔란티어가 유난히 뜨겁다. 정부 프로젝트, 방산, 인공지능 협업까지 아무튼 첨단을 달리고 있는 기업인건 확실한데 B2B기업임에는 틀림없다. 원래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B2B 기업이라 일반 소비자와는 접점이 거의 없는데, 이상하게 팬이 많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줄을 선 사람들

그래서 팝업 스토어를 직접 찾아가봤다.
입구에서부터 특유의 날카로움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CEO가 연설하는 영상이 대형 스크린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바닥에 눕혀진 압도적인 크기의 검은색 로고와 초대형 거울로 벽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전시된 굿즈를 고르고, 결제대 앞에 섰다. 옷, 모자, 스티커, 가방들 모두 가격이 꽤 높았는데도(후드티가 20만원이 넘고, 티셔츠가 8만원. 스티커가 3만원이다.) 모두 과감히 결제했다. 나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매진도 되어서 그냥 구경만 했지만, 사지 못한 사람들은 아쉬운 탄식이 들렸다.

팔란티어 에코백, 티셔츠, 후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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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스티커

팔란티어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파는 회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기업을 마치 자신이 이용하는 브랜드처럼 느끼는 듯했다. 애플 로고에 열광하고, 스타벅스 굿즈를 모으는 사람들의 열정이 팔란티어, B2B 기업에서 벌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팔란티어가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니라 신념을 공유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인 것 같다.

팔란티어가 내세우는 메시지는 언제나 명확하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더 투명하게 만들고, 복잡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믿음.
이건 제품보다 철학에 가까운 이야기다. 실제로 팔란티어의 팬들은 '팔란티어가 세상을 효율적으로 만듦'에 끌린다. (주식도 있겠지만)

이날 팝업 스토어를 나서며 생각했다.
팔란티어의 팬덤은 결국 브랜드 충성도는 브랜드가 주는 가치 그 자체라는 것이다. 직접 서비스를 쓰지 않아도, 그 철학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태도만으로 사람들은 충분히 열광할 수 있었다.